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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KD is completely dead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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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2. 4. 18:49 Jun Fan Jeet Kune Do

작년 하반기 세미나가 취소됐을 무렵에 여러가지 정황들로 이미 어느 정도 개인적으로 추측은 하고 있었습니다. 상반기에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 편지 자주하라고 하셨었는데  이런 저런 핑계로 뜸했던 것이 못내 후회가 됩니다.

웡 사부가 아니였으면 아직까지도 진융식 사이비 철학을 믿고 있거나 그저 유튜브나 검색하고 조악한 절권도 번역본이나 한두권 읽으면서 오오삼삼 모여서 모호한 삼류 이론만 만들어내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웡사부로 하여금 사리 판단을 어떻게 해야 하며 스스로의 판단에 확신을 세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웠습니다. 

웡  사부는 솔직하게 오픈되어 있고 남김없이 퍼주는 분이셨습니다. 70세의 나이에 사람들 앞에서 모든 동작을 직접 보여주시려 노력하셨고, 노골적인 질문이 들어와도 한치의 망설임이나 분노 없이 있는 그대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웡 사부는 전 세계를 돌면서 비영리 목적의 세미나를 열으셨습니다. 최소한의 참가비로 누구나 참가할 수 있었으며 세미나를 돈벌이로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마음만 먹으셨다면 전국에 도장차리고 프랜차이즈 내는 것은 일도 아니였겠지요. 심지어 평생 언론에 큰 노출조차 한 번 없는 분이셨습니다. 이렇게 급격하게 유명세를 타신 것은 약 10년 전에 세미나를 하고 나서부터입니다.

세미나에서 웡 사부는 자신과 브루스리가 어떤 관계였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같이 할애했으며 함께 어떤 연습을 했고 브루스리가 평소 어떤 말들을 했었는지에 대해서 공유하셨습니다. 그러한 것들은 다른 제자들과 같은 부분도 있고 웡 사부만이 가지고 있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웡 사부는 그 모든 것을 명확히 했으며 대중들의 어떤 질문에도 거리낌없이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아닌 것은 "아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 맞는 것은 "맞다,", 정말 솔직하신 분이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되는 추측들은 정말 제 마음을 아프게 하더군요. 이러한 어거지 추측꾼들은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 사람 중에 하나가 나에 대해서 글을 쓴 것을 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웡 사부를 직접 만나보기는커녕 브루스리 파운데이션이 주최하는 어떤 세미나도 참가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저 인터넷에 떠도는 동영상들을 긁어모으며 무슨식 절권도니 어느나라식 절권도니 자기 마음가는대로 분류하고 있을 뿐이더군요. 과연 동영상에 나오는 외국어들은 이해하고 그런 말을 하는건지 의심스럽더군요. 거기에 더불어 "너는 틀렸다"라는 식의 주장은 또 자신있게 써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이 사람은 브루스리 파운데이션의 성격 자체를 모르고 그 구조를 아예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제 웡 사부의 제자들과 세미나에 참가했던 대중들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웡 사부가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들을 또 후대에 전달하겠지요. 그리고 그 내용들은 항상 "브루스리란 사람이 진짜 의도했던 바가 무엇인가" 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습니다. 방식과 모양은 변해도 그 핵심은 변하지 않는 것으로 예상합니다.

웡 사부와 함께한 좋은 시간들이 이제는 추억이 되었으며, 시대와 사람들은 변해가겠지요. 웡 사부의 의도를 우리나라의 절권도 인들에게 100%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아쉽습니다. 저는 그냥 한 명의 절권도 인으로써 바깥 세계를 조금 먼저 경험하고 우리안에서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가를 알려주고 싶었을 뿐인데 오히려 먼지바람이나 일으킨 것이 아닌지...

진융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웡 사부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지난 몇 년은 귀한 경험의 연속이었네요. 이러한 일련의 경험들이 제 인생에 큰 교훈을 주었고 살아가는데 있어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제가 받은 이런 느낌과 경험들을 순수한 의도로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공유할 것입니다.


언젠가 차 안에서 웡 사부와 나누었던 대화가 생각납니다.
"이제 와서 나에게 JKD는 사실 그저 "펀치"나 "킥"에 관한 것이 아니다. JKD는 삶에 관한 것이며 철학이다."

posted by 쿤도